유틸리티 토큰 vs. 증권형 토큰: 법과 현실의 경계
토큰도 규제 대상이 된다
토큰 경제가 확산되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제는 ‘법적 정의’다. 어떤 토큰은 단순한 플랫폼 내 사용권처럼 보이지만, 어떤 토큰은 투자 수단으로 기능하며 기존 금융상품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토큰을 두 가지 범주로 구분하려고 한다. 바로 유틸리티 토큰과 증권형 토큰이다. 이 구분은 토큰의 사용 목적과 구조뿐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가 어떤 규제를 따라야 하는지를 결정짓는 핵심 기준이 된다.
유틸리티 토큰의 역할
유틸리티 토큰은 말 그대로 ‘사용’에 초점이 맞춰진 토큰이다. 특정 플랫폼 내에서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 필요한 일종의 사용권이다. 예를 들어 어떤 탈중앙화 SNS 플랫폼이 있다면, 유저가 게시물을 올리거나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 유틸리티 토큰을 사용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토큰은 투자 수익을 보장하지 않고, 순수히 시스템 이용을 위한 수단이기에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실제 운영 구조가 수익을 목적으로 설계되어 있다면, 아무리 유틸리티라고 주장해도 증권형으로 판단받을 수 있다.
증권형 토큰이란 무엇인가
증권형 토큰은 기존의 주식이나 채권처럼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발행된 토큰이다. 소유자는 배당, 이자, 프로젝트 수익 분배 등의 형태로 이익을 얻게 되며, 이는 미국 SEC의 ‘하위 테스트(Howey Test)’ 기준에 따라 명확히 증권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해당 토큰을 발행하거나 판매하는 프로젝트는 금융 관련 법률을 준수해야 하며, 등록·공시 의무, 투자자 보호 조치 등을 따라야 한다. 특히 전통 금융권과 협업하거나, 토큰화된 실물 자산과 연계되는 경우엔 증권형으로 보는 시각이 더욱 강하다.
회색지대에 놓인 수많은 프로젝트들
문제는 현실에서 수많은 토큰들이 유틸리티와 증권형 사이의 경계에 있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플랫폼 내 사용만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거래소에 상장되고,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한 거래가 이루어지며, 투자 성격이 강화된다. 또한 일부 프로젝트는 유틸리티를 명목으로 토큰을 판매하면서도, 백서나 마케팅에서 수익성과 가치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는 규제기관의 타깃이 되기 쉽고, 프로젝트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결론
토큰을 설계할 때는 기술적 구조뿐 아니라 법적 정체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단지 유용하다고 해서 유틸리티 토큰이 되는 것이 아니며,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거나 수익을 약속한다면 증권형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구분이 아니라, 프로젝트가 어느 길을 갈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다. 명확한 경계 없이 회색지대에 머무는 토큰은 단기적 성장은 가능할지 몰라도, 장기적 신뢰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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